호랑이 생맥주 타이거, Tiger
타이거 생맥주는 많은 분들이 필리핀 혹은 태국의 맥주로 알고 계시지만 사실 싱가포르의 맥주입니다.
네덜란드의 하이네켄과 싱가포르의 프레이저 앤 리브의 합작회사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이네켄 블레이드 시스템의 장점
하이네켄에서 소유하고 있는 많은 생맥주들은 하이네켄의 신개념 생맥주 머신인 블레이드 머신으로 생맥주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이네켄이 기존의 생맥주 공급방식를 버리고 블레이드 머신을 도입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이네켄 측에서 내세우는 블레이드의 장점은 산지에서 생산한 생맥주의 맛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기간의 유통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처리방법을 통해 효모의 활동을 최소한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이 부분은 하이네켄의 주장대로 100% 브루어리의 맛 그대로일지는 의문부호가 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하이네켄의 최대장점은 '생산지의 맛 그대로'가 아니라 언제 먹어도 같은 품질의 타이거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부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네켄에 사용되는 블레이드캐그(생맥주가 들어있는 용기)는 맥주가 나오는 출구까지의 드레인(관)이 일체형으로 되어있어 맥주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관청소'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죠. 이 부분이 맥주맛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레이드 시스템, 오너와 손님 모두에게 좋은 이유 그리고 그림자
기존의 생맥주를 보관하고 서브하는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맥주 기계의 위생관리에 있습니다. 맥주를 공급해 주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머신을 최초 설치한 후 중간중간 간헐적으로 머신의 작동여부정도의 관리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거래하는 업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밀하게 관리하는 것은 무리인 것이죠.
생맥주 위생관리의 키포인트는 '캐그'로부터 '탭(생맥주가 나오는 출구)'으로 이어지는 관의 청결상태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 주는 것입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물을 이용하여 관 안쪽에 남아있는 맥주가 없도록 워싱을 해줘야 하고 정기적으로 클리너볼 등을 이용하여 혹시 붙어 있을지도 모를 찌꺼기등을 제거해줘야 합니다.
만일 이런 청소를 게을리하게 되면 관에 이물질들이 많이 남게 되고 효모가 어느 정도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되는 생맥주 혹은 효모가 거의 살아있는 수제맥주들의 경우 관속에 남아있는 효모가 죽어 썩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이런 경우 맥주맛이 굉장히 이상해지게 되죠. 캐그 안에 있는 맥주가 상한 경우도 그렇지만 맥주의 맛이 상한 맛은 아닌데 어딘가 이상한 맛이 난다면 거의 이경우에 해당합니다.(생맥주는 오래두면 자연적으로 부패하게 됩니다. 하지만 관청소가 잘 되지않아 부패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이 부분은 온전히 샾을 운영하는 오너와 스태프들에게 달려있는 부분이라 생맥주를 공급해 주는 회사에서는 철저하게 관리감독 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럼 실제 관리를 해야 하는 샾에서의 생맥주 관리측면을 두 분류로 살펴볼까요?
1. 생맥주 판매량이 많은 샾
이런 곳에서는 맥주의 퀄리티가 떨어질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생맥주의 판매량이 많다는 얘기는 관에 맥주가 들어있을 시간이 적다는 얘기이고 그만큼 드레인 안쪽이 깨끗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생맥주의 판매량이 곧 생맥주의 퀄리티를 보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매량이 많더라도 영업종료 후 퇴근 전에 항상 청소를 해주지 않으면 드레인 안쪽의 생맥주들이 변하여 맛이 없을 수 있습니다.
2. 생맥주 판매량이 적은 샾
이런 곳은 생맥주가 드레인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고 이 상태에서 청소를 해주지 않으면 생맥주가 하루 만에도 완전히 변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과공급도 일어나 생맥주의 본연의 맛을 유지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청소를 잘해주는 샾이라면 맛이 변하지 않도록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요소에서 볼 수 있듯이 생맥주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관청소'입니다. 그 어떠한 경우에라도 청소가 꾸준히 병행되지 않으면 생맥주의 맛을 절대로 좋게 유지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하이네켄 블레이드 시스템의 장점이 생기게 되죠. 블레이드 시스템은 샾의 오너와 스태프들을 '관청소'라는 당연하지만 매일매일 하기 힘든 중요한 의무로부터 자유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블레이드 시스템은 기존의 방식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블레이드캐그는 1회용이기 때문에 사용 후 버려야 하는데 이 버려지는 용기에 대한 비용이 구매자, 즉 샾의 오너에게 부과되는 것이죠. 이러한 비용은 결국 소비자가를 결정하는데 반영되어 수입 생맥주를 마시기 위해 치러야 하는 최종적인 비용의 상승을 초래합니다. 보통 때에도 추가지출을 해야 하는 시스템에 더해 전 세계적인 원재료값과 환율의 상승과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지금의 시기에는 정말 블레이드 시스템은 과연 사장님과 손님들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스템인가 하는 질문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심한 시대에는 블레이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많이 퇴색되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값싼(수입맥주의 경우 4캔에 11,000원에 사는 행사가 아직 많이 있죠.) 수입맥주들을 뒤로하고 굳이 비싼 생맥주를 마시는 이유를 찾자면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생맥주의 맛을 최대한 살려낸 맥주를 마시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것임을 생각했을 때 블레이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그 욕구에 부합하는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펍에서 맛있는 생맥주 고르는 법
계속 블레이드의 좋은 점을 얘기하다 보니 하이네켄 광고글 같아졌네요. 이제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을 바탕으로 펍에서 맛있는 생맥주를 고르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서 맛있다는 부분은 개개인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맥주의 상태가 높은 수준의 퀄리티로 유지되고 있어 생생한 생맥주라는 의미입니다.
- 소주를 같이 팔고 있는 가게라면 되도록 생맥주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의 기호는 소주에 많이 쏠려있을 것이고 쏘맥을 드시는 분들의 경우에도 생맥주보다는 병맥주를 많이 시키므로 생맥주의 회전율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하이네켄에서 취급하는 블레이드로 되어있는 맥주들은 거의 대부분 좋은 퀄리티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 블레이드 머신이 아닌 경우라도 냉장고형태로 보관하고 있는 생맥주 머신들은 퀄리티가 다 좋습니다. 요즘은 이게 대세이긴 한데 아직도 많은 샾에는 공간상의 이유로 구형 냉각기를 이용한 생맥주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 생맥주의 종류가 많은 샾이라면 우선 주변 테이블을 스캔한 후 많이 보이는 듯한 맥주를 고르시거나 직원분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종류의 맥주를 추천받으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이한 맥주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맥주가 퀄리티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아래 언급하는 생맥주들은 인기가 많으므로(한국인에게) 회전율이 높을 것이고 퀄리티도 좋을 것입니다. 카스, 테라, 산미구엘.(카스는 맛이 좀.. ㅎㅎ 개인적의견입니다. 톡쏘고 쓴맛이 안나서 좋다는 분도 많죠.)
이 정도 순서로 생맥주를 고르시면 효모가 썩어서 맛이 변하지 않은 좋은 퀄리티의 생맥주를 마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절대적인 '관청소'가 잘되고 있는 샾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샾과 오너, 스태프들의 상태를 보아하니 그런 건 신경 안 쓰게 보인다 싶으시면 그냥 병맥주, 소주 드세요. 몸에 안 좋은 술을 드시는데 그나마 몸 덜 안 좋게 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샾의 오너분들과 스태프분들은 생맥주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시면서 장사를 하는 요즘 시대입니다. 혹여나 너무 일에 치인 나머지 잠시동안의 관리소홀로 인해 생맥주의 변질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서브하는 경우도 있으니 설령 맛이 변한 맥주를 드셨다 하더라도 이글로 인해 다른 오해가 쌓이지 않도록 섣부른 판단은 미뤄두시고 다른 맥주로의 교환을 요구해 주세요.
2023년 01월 12일 목요일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최애 알코올 한잔과 함께 편안한 하루의 마무리가 되시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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