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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Drinks

해외보다 한국 위스키 가격이 비싼 이유, 해외직구도 대안이 아니다

by 제이끄 2023. 2. 13.

위스키 가격 한국이 비싼 이유

젊은이들 사이에 위스키가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요즘에 말도 안 되게 비싼 위스키가격에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상승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에서의 가격은 너무나 비싼 게 현실입니다.

 

목차

  1. 위스키가격이 (해외와 비교 시) 터무니없이 비싼 이유
  2. 왜 세금 부과 체계를 바꾸지 못하나?

위스키-온더락
위스키 온더락

1. 위스키 가격이 해외와 비교 시 터무니없이 비싼 이유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시대 이후 폭발하는 수요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고 환율과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가격이 더 높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이유겠지만 유독 한국에서 위스키의 가격이 그야말로 미쳤습니다.

 

다른 이유를 감안하고서도 말이 안 되는 가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 주된 이유는 한국에서만 부과하고 있는 독특한 주세 부과 방식 때문입니다.

 

술 관련 세금들 - 종가세, 종량세

  • 종가세 : 원가에 법령상 정해진 비율로 세금을 매기는 방법이며 대한민국이 적용하고 있는 부과 방식 증류주, 소주에 대해서는 주류 제조업자가 출고하는 제품 1L당 주세 72%, 교육세 30%, 기타 이런저런 세율의 세금이 붙어 대략적으로 100%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주류 수입업자의 경우 수입 신고하는 제품 1L당 가격에 세율을 곱합니다.
  • 종량세 : 대한민국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나라들이 택하고 있는 주세입니다. 원가등은 상관없이 병입 해서 판매하는 술의 양에 일정비율의 세금을 부과합니다. 혹은 알코올도수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700ml의 같은 양을 가진 원가가 다른 두 가지의 술을 가지고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주세가 약 100% 정도라 보고 해외의 종량세는 700ml당 2만 원 정도라 가정합니다.

원가 한국 해외 차이
1만원 2만원 3만원 - 1만원
100만원 200만원 102만원 + 98만원

위에서 보는 것처럼 종가세는 주종이 같아도 제품 가격이 낮으면 세금을 적게 내고 가격이 높으면 세금을 많이 내는 방식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위스키의 경우 수입원가가 낮은 술들의 경우 해외에서보다 국내에서의 가격의 더 싼 경우들이 있고 수입원가가 비쌀수록 한국에서의 판매가는 어마어마하게 커지는 것이죠. 해외에서 술을 산다면 무조건 비싼 술을 사야 한다. 비쌀수록 가격차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마치 코인시장의 김프(김치프리미엄) 사태가 생각나는 케이스죠.

 

하지만 2020년 1월 1일부터 맥주와 탁주는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유는 수입맥주의 러시 때문이죠. 기존 종가세의 체계에서는 국내 맥주 제조업체들은 제조원가, 판매 관리비, 매출 이익 등을 모두 과세표준에 포함이 되어 세율이 72% 정도 되었지만 수입맥주의 경우 신고 가격 + 관세만 과세표준에 포함되어 가격경쟁에서 수입맥주들이 커다란 우위를 점하게 되었던 것이죠. 이에 국내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맥주와 탁주의 경우 종량세를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맥주가 다 좋은 것은 아니죠. 수제맥주가 가장 큰 수혜를 얻었고 그다음으로 캔맥주가 수혜를 입었지만 병맥주, 페트병맥주, 생맥주의 경우 출고가격이 다소 상승합니다. 그중에서 생맥주의 가격상승이 제일 높습니다. 다른 맥주들과 달리 생맥주는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판매가격이 낮았던 세금 부담액이 커지게 됩니다.

구분 L당 총 세 부담액(교육세,VAT 포함)
종가세 종량세 증감
1,758 1,343 -415
1,277 1,300 +23
페트 1,260 1,299 +39
생맥주 815 1,260 +445

막걸리와 같은 탁주의 경우 종가세 체계에서도 세율이 5%로 낮았고 종량세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출고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고가의 포장제를 사용하던 고급 탁주의 경우 세 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가격을 인상한다 해도 세 부담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더 좋은 양질의 제품개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 부분이 바로 주세 부과 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당장 구입하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의 주류산업의 미래를 위해 좋은 재료로 더 다양한 개발을 통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거대한 주류산업 시장에서 한국의 술들이 커다란 이익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2. 왜 세금 부과 체계를 바꾸지 못하나?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미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우물 안의 개구리의 욕심 때문이죠. 종량세로 바꾸면 가장 문제가 되는 술은 소주입니다. 종량세로 전환하게 되면 소주의 가격이 몇 배 이상 오르기 때문이죠. 그에 반해 위스키나 와인의 경우 가격이 오히려 낮아져서 지금 소비하는 가격보다 몇 배 더 저렴한 가격으로 위스키와 와인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소주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가만히 앉아서 당할 리가 없죠. 물론 소비자들도 반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민경제의 지표 중 하나로 보고 있는 소주가격의 상승은 정부에서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아이러니 속에 갇혀있는 우리는 앞으로도 고급술을 만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창수 위스키의 경우 세금을 너무 많이 과세받기 때문에 현행 체계에서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예 해외를 겨냥한다면 모를까 그마저도 단기간에 쉽지 않은 상황이죠.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만한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투자와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세금체계에서 어떤 투자자들이 그 산업에 투자를 하려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창수 위스키의 인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스키가 풀린다는 소식이 들리면 오픈런을 만들어 내고 있는 상황이죠. 

https://www.fnnews.com/news/202302122006099973

 

편의점 오픈런 불렀다… '김창수위스키' 뭐길래

"경기도 의정부에서 이곳에 와 이틀을 꼬박 기다렸는데 첫 구매자가 돼 영광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GS25 DX랩점에서 만난 '김창수위스키' 1호 구매자 김우룡씨(22)는 "평소 와인25 플랫폼

www.fnnews.com

 

우리는 이제 커다란 변혁의 지점에 와있습니다. 언제까지 카사바로 만든 주정으로 만든 소주를 마시며 그냥 이렇게 지내며면 된다고 현실에 안주하고 살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인구 감소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소주를 소비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대한민국의 내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성장하고 살아남으려면 세계로 나아가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담대한 결단을 내릴 때가 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지루한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최애 위스키 한잔과 편안한 하루의 마무리가 되시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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